내가 좋아하는 골프공은 무엇일까?
프롤로그
3번 홀 파5 430m, 티박스에서 바라보는 눈앞에 펼쳐진 드넓은 페어웨이
심호흡 한번하고 연습 스윙 두 번, 순조롭게 진행되는 루틴
순간 드는 생각,
’좀 세게 잘 맞으면 투온도 가능하겠는데?’, ‘이번 홀 혹시 이글?’
어느새 입가에 옅은 미소와 함께 스멀스멀
퍼지는 도파민
머리는 부드러운 스윙 이미지를 명령했지만, 저주받은 몸뚱어리는 역시나 개무시
본인이 방출한 무지막지한 힘을 버티지 못한 채
자연스러운 치킨윙과 뒤로 두 발짝 물러서는 어정쩡한 피니쉬
하늘로 뻗은 골프공은 그 넓은 페어웨이를 외면한 채 오른쪽으로, 오른쪽으로
날아가고..
순간 들려오는 안타까운 탄식 “아..”,
조용해진 티박스, 나이스 샷! 한마디 없는 동반자
그렇게 허무하게 끝나버린 3번 홀 파5 티샷
물끄러미 캐디를 쳐다보는 주인공
“회원님, 가보셔야 할 것 같아요”
이동하는 카트에서 돌려보는 희망 회로
‘공아 제발 살아만 있어라’,
‘그래도 살아있으면 투온 가능하겠지?’
얼추 예상한 낙구 지점에 도착했으나 역시나 보이지 않는 공
화인지 짜증인지 무언가 끓어오르지만, 꾹 누르고 공 찾으러 등산 시작
반짝반짝 새하얀 3알 발견
‘내 공인가? 줍줍 x 3’, '그럴 리 없지..'
그런데
‘오! 세 개 다 타이틀리스트 ProV1’, ‘개꿀’
기분이 좋아진 주인공
“캐디님, 해저드티 어디예요?”
“회원님, 오비티에서 치셔야 해요”
줍는 공의 수가 잃어버린 공의 수를 능가하는 날, 내 마음과 내 지갑은
풍요로워질 것이다.
- 센빼시 -
나 혼자 즐거운 골프공 파밍 순위
| 등급 | 인쇄 글귀 | 행동 |
|---|---|---|
|
계승
Heirloom
|
Titleist |
"개꿀" 함 외치고 줍줍합니다. 터덜터덜 해저드 티로 이동합니다. 왠지 이 아이템을 쓰면 파로 마무리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. |
|
전설
Legendary
|
Callaway TaylorMade Saintnine |
"나이스" 함 외치고 줍줍합니다. 다음 홀 티박스에서 바로 사용합니다. 귀소본능이 매우 강한 아이템입니다. 다시 살던 곳으로 돌아갔습니다. '짧은 시간이었지만 함께 해서 즐거웠다.' |
|
영웅
Epic
|
Volvik Srixon Bridgestone |
반반 색은 아닙니다. 아쉽지만 주머니에 넣어둡니다. 두 번째 아이언 샷이 생크 났는데 착한 캐디님이 다시 한번 쳐보라고 합니다. 주머니의 아이템을 잔디 위에 내려놓습니다. 프린트로 크게 인쇄된 B라는 글귀가 선명히 보입니다. 생크난 뒤라 그런지 글귀가 왠지 불길하게 느껴집니다. |
|
희귀
Rare
|
Honma Xxio |
일단 줍줍합니다. 동반자와 정한 멀리건이 하나 남은게 생각납니다. '마지막 남은 파5 홀, 이글의 꿈을 안고 내 이 아이템으로 태양을 향해 쏘아 올리리.' 역시나 뜻대로 된다면 골프가 아닙니다. "나 멀리건 하나 남은 거 쓴다!" |
|
고급
Uncommon
|
Dunlop Bigyard Kirkland |
일단 줍줍합니다. 왼쪽 주머니에 살포시 넣어둡니다. 동반자가 급하게 "공 있는 사람"을 외칩니다. 주머니에 꺼내어 던져줍니다. 오른쪽 주머니의 전설 아이템을 던졌습니다. "오 땡큐" 동반자가 고마워 합니다. "어 어.. 이번엔 잘 쳐" |
|
일반
Common
|
TourSpecial Nike Marathon Mizuno |
상태를 확인합니다. 깨끗하니 일단 파우치에 넣어둡니다. 사용할 일이 잘 안 생깁니다. 있는 걸 까먹습니다. 집에 가져옵니다. |
|
하급
Poor
|
Diawings Wilson Newing Fantom Choice |
방생할까 3초간 고민합니다. 그래도 깨끗하니 줍줍합니다. 필요한 사람 있을까 카트 내 프론트 캐리어에 살포시 놓아둡니다. 카트 반납과 함께 골프장 소유가 됩니다. |
